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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4. 상면발효맥주, 하면발효맥주란?


 

 

 

 

 

 

 

 

 

부모님께 감사하게도 취하지 않고 굳건히 버틸 수 있는 건강한 간을 물려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십년 전 나는 맥주에 대한 갈망도 없고 솔직히 '맛'도 제대로 몰랐다. '맛있는' 수입 맥주를 못마셔봐서 그런거라고 변명하고 싶지만 그 당시 나는 맥주 문외한이었다.

 

 

 

 

 

 

 

 

기본적으로 탄산이 있는 느낌을 싫어했다. 목구멍을 간질이면서 혹은 식도를 때리면서 내려가는 느낌이 꽤 불쾌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게다가 시원할 정도를 넘어서 얼음장처럼 차게 마셔야 맛있으며, 성질이 차가운 보리를 주 원료로 하고 있는 맥주를 마시면 반드시 다음날 배탈로 고생을 했다. 체질상 성질이 찬 음식이 잘 안맞기 때문인데, 한의사는 맥주를 많이 마시지 말라고 경고까지 했었다. 그런 내가 맥주를 탐닉하기 시작한 건 아일랜드에서였다.

 

 

 

 

 

 

 

 

 

아일랜드 사람들에게 기네스란 일상이고 축제이고 축하이고 위로이다. 나에게 흑맥주는 가히 센세이셔널했다. 라거 계열의 맥주와는 다르게 생크림같이 보드라운 거품에 탄산도 심하지 않고 맛은 진하고 향기롭기까지했다.

 

 

 

 

 

 

 

사진출처 www.tripadvisor.com.au

 

그렇게 하루에 파인트를(500cc를 이르는 말) 6잔씩 먹으면서 아일랜드 펍 문화에 빠져버렸다. 묵직한 파인트 잔을 들고 상체를 고정하고 현란하게 발을 움직이며 추는 아이리시 댄스를 보면서, 옆 친구와 떠들면서, 사람들의 대화소리, 웃음소리가 섞여 들어간 아이리시 음악을 들으면서 그렇게 홀짝 홀짝 맥주의 맛을 알아갔다.

 

 

 

 

 

 


상면발효맥주? 하면발효맥주?

 

 

 

상면발효맥주는 실온이나 그 이상의 고온에서 발효하는 것으로 효모가 윗면으로 떠올라 만들어진다. 도수가 높고 진하며 캐러맬향처럼 독특한 향미가 난다. 에일이나 흑색의 스타우트 계열이 상면발효맥주에 속한다. 하면발효맥주는 저온에서 발효 진행 효모가 가라앉기 시작해 순하고 산뜻한 맛이 난다. 흔히 우리나라의 맥주들도 하면발효맥주이며, 라거나 필스너 계열이 이에 속한다.

 

《미식가의 도서관》중 일부 발췌

 

 

이 책에 따르면 맥주는 곡류로 만든 가장 오래된 발효주라고 한다. 마시는 빵이라는 애칭은 빵과 맥주가 매우 닮아 있기 때문이다. 만드는 원료도 비슷하고 발효하는 과정도 비슷하다. 맥주의 특유의 쌉싸래한 향을 결정짓는 건 호프라는 허브이다. 호프와 다른 부재료(과일, 기타 허브 등)의 조합에 따라서 향과 맛이 무궁무진하게 달라진다고 한다.

 

 

 

 

 


에일과 라거

 

상면발효맥주인 에일과 스타우트 계열(흑맥주)은 특히 영국이나 아일랜드에서 발달되어 있다. 독일과 체코의 경우에도 상면발효맥주 계열을 볼 수 있다. 다만 하면발효맥주 계열인 라거가 주를 이루는 게 특징이다. 미국이나 우리나라도 라거 계열이 대부분이다. 상면발효맥주의 대표적인 것이 영국의 포터, 런던 프라이드, 아일랜드의 기네스, 스미딕스, 벨기에의 호가든, 독일의 바이스비어, 퀼시가 있다.

 

에일 맥주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생소할 수밖에 없다. 수입되어 오는 맥주들도 보통은 라거 계열이 많다보니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에일은 상면발효맥주의 특성상 실온에서 마셨을 때 진가를 잘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라거는 우리가 흔히 마시는 맥주의 계열로 밝은 황금색의 라이트한 청량감이 특징이다. 시원하게 마셨을 때 가장 맛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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