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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영화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 2014

원제 リトル・フォレスト 夏・秋,


 

이번에도 역시 남편의 영화 선택이 적중했다. 제목을 보곤 무슨 영화냐고 물었을 때 "글쎄 요리가 많이 나온다길래 받았어." 라고 대충 고른듯 말하길래 기대도 안했었다. 리틀 포레스트가 이가라시 다이스케いがらしだいすけ가 그린 유명한 만화인지도 몰랐고 이 만화가 영화화 되어 일본에서 개봉했을 때 대박을 터트렸다는 소식은 영화를 보고 너무 재밌어서 도대체 무슨 영화냐 싶어 검색을 하곤 알게 되었다. 더 놀라웠던 건 리틀 포레스트 2(겨울과 봄)가 현재 한국에서 개봉 중이라는 사실. 아 가슴 떨려. 

 

 

 

 


차승원의 삼시세끼 농촌편을 보는 느낌

'이거 심상치 않은 영화다' 영화 틀고 5분 만에 들었던 생각이다. 일본판 삼시세끼라는 애칭이 너무나 들어맞는다. 이서진 대신 요리 천재 차승원을 데려다 놓은 영화판 삼시세끼라고 할까.

 

 

 

 

 

 

 


사계절의 숲의 맛

 

 

코모리라는 작은 일본 마을. 엄마가 5년 전 떠난 집에서 혼자 살며 혼자 벼농사도 척척해내는 신기한 소녀가 있다. 엄마가 왜 떠났는 지는 영화에서 나오지 않았지만 소녀에게는 슬픔이 보이지 않는다. 소녀는 그저 해야할 일을 하고(해야할 일이 무려 벼농라는게 함정) 집 주변의 작은 숲(리틀 포레스트)에서 그 계절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재료를 가지고 매일 매끼를 혼자서 맛있게 먹는다. 그리고 그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여 왠지 나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영화는 먼저 여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소녀는 이 맘때 어떤 재료가 흔한지 어떻게 활용하는지 기가막히게 알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엄마를 통해 수년간 반복됐을 간접적인 요리 수업들. 시간이 지나 스스로 요리를 해야할 때 이런 엄마와의 기억들이 얼마나 보물 같은지 요즘들어 깨닫고 있다. 소녀는 엄마를 직접적으로 그리워하지는 않지만 요리를 통해 엄마를 추억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엄마와 그 계절에 먹었던 음식들을 재연하면서.

 

 

영화는 계절의 흐름에 따라 이야기도 진행되고 요리 또한 계절의 향을 듬뿍 품고 있다.

 

 

 

 

 

 


리틀 포레스트의 여름 레시피

 

 

 

 

 

1st dish. 스토브로 굽는 호밀빵::

 

 

토모리는 분지지역으로 여름엔 습도가 높아 집안이 축축해져 곰팡이가 생기기 일쑤. 그래서 여름에도 가끔 실내에 있는 스토브를 켜 집안의 습기를 말려주는 데 이럴 때 스토브로 빵을 굽는다.

 

 

 

 

소녀의 RECIPE::

지역의 통밀가루를 사용한다. 통밀가루는 글루텐 함량이 적어 아무리 반죽해도 강력분으로 반죽 완성했을 때 생기는 얇은 막을 기대하기 힘들다. (글루텐이 잘 형성된 반죽을 손으로 늘여보았을 때 끊어지지 않고 손가락이 비칠 정도의 얇은 막을 확인할 수 있다.)그래서 어설프게 반죽하기 보다는 재료를 잘 섞고 장시간 발효해서 빵을 만든다. 빵을 굽기 전 스토브에 장작을 가득 넣어 꺼지기 직전의 어열로 빵을 굽는다. (200도씨)

 

 

 


 

 

2nd dish. 식혜::

 

 

 

 

 

 

소녀의 RECIPE::

쌀죽에다 누룩을 섞어서 상온에 하룻밤 둔다. 여기에 발효를 촉진시키는 효모를 넣는다. (요구르트나 탁주나 빵을 발효시키는 이스트) 면포에 걸러 병에 넣어 차갑게 하여 마신다

 

 

 

 

 

 

3st dish. 수유나무 열매로 만든 잼::

 

쉬나무는 수유나무 쇠동백나무 소등나무라 부르기도 한다. 흰꽃이 피는데 꽃은 작지만 꿀이 많아서 벌들이 즐겨 찾아 영어 별명은 bee bee tree 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비 비 트리' 발음이 이쁘다. 꽃이 지면 빨간 열매, 수유가 열리는데 예로부터 수유의 기름을 짜 등불을 켰다고 한다. 열매를 설탕에 재워 먹기도 했다.   

 

 

 

 

 

 

 

소녀의 RECIPE::

 

열매를 체로 으깨 즙을 낸다. 으깬 즙에 중량의 60%의 설탕을 넣고 약한불에 졸인다. 거품을 계속 걷어준다. 타는게 무서워 너무 저으면 잼이 탁해진다. 다 완성된 잼 한 두 방울을 물에 떨어뜨려 방을이 물에 풀어지지 않곧 그대로 있다면 잼이 완성된 것이다. 달지 않고 산미가 강한 수유나무 열매로 만든 잼 완성!

 

 

 

 

 

 

 

 

 

 

 

4th dish. 우스터소스::

 

우스터소스는 인도에서 기원된 것으로 1850년 경 영국 우스터시에서 처음 시판되어 우스터소스라 불리게 되었다. 원래의 레시피에는 캐러맬이 들어가 소스의 색을 내는데 영화에서는 간장이 들어가는 걸 보니 일본식 우스터소스라 볼 수 있다. 

 

 

 

 

소녀의 RECIPE::

당근, 생강, 고추, 샐러리잎은 잘게 썬다. 냄비에 다시마, 클로브, 통후추, 맛술에 절인 푸른 산초 열매, 월계수 잎, 타임, 세이지와 잘게 썰어둔 채소를 넣고 중불에 끓인다. 반정도 줄어들면 간장, 식초, 맛술, 굵은 설탕을 넣고 한시간쯤 끓인다. 중간에 맛을 보고 남은 잼을 넣거나 향신료를 넣는다. 면포에 걸러 병에 담으면 완성!
 

 

 

 

 

 


5th dish. 뉴텔라::

 

뉴텔라를 만들 수 있다니. 게다가 시골에서? 그런데 영화에서 뉴텔라 비스므리한 것을 너무나 간단한데 매우 그럴듯하게 만들어 낸다. 못하는 게 없는 소녀다. 이건 정말 조만간 시도해봐야지. 홈메이드 뉴텔라!

 

 

 

 


소녀의 RECIPE::

헤이즐넛 열매를 살짝 볶아 믹서에 넣고 여기에 약간의 물을 넣어 아주 곱게 갈아준다. 헤이즐넛 페이스트를 냄비에 넣고 코코아 가루와 설탕, 식물성 기름을 약간 넣고 윤기가 날때까지 젓어주면 완성! 코코아 가루와 설탕의 양은 맛을 보면서 기호에 맞게 조절한다.

 

 

 

 

 

 

 

6th dish. 멍울풀토로로::

 

멍울풀이란 식물은 처음 들어봤다. 습기가 많은 숲속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라고 한다. 검색해보니 제주도와 같은 우리나라 남부 지방에서도 자란다고 한다. 영화에서 어찌나 맛있게 먹든지 그 맛이 너무 궁금해졌다.

 

 

 

 

 

 

 

 

소녀의 RECIPE::

껍찔을 벗겨 살짝 데친 멍울풀 줄기를 나물로 무치거나 절임류에 같이 넣어 먹는다. 아삭하면서도 끈적거림이 있다. 빨간 뿌리 부분을 칼로 다져서 끈적거리게 만든 것은 멍울풀토로로. 된장이나 3배 식초로 맛을 내고 뜨거운 밥에 얹어서 먹는다. 더위먹어 식욕이 없어도 한 그릇 더 먹게 된다.

 

 

 

 

 

 

 

 


7th dish. 홈메이드 홀토마토::

 

 

지금이 딱 토마토 철이다. 한창 집 앞 마트에 잘 익은 큰 딸기가 가득 들은 박스가 쌓여져 있었는데 점점 알이 작아지더니 이젠 보이지 않고 그 자리를 제철 맞은 토마토가 차지했다. 어딜가나 빨갛게 잘익은 토마토들 천국이다. 안그래도 홀토마토를 캔으로 항상 사먹다가 토마토 철이 되면 내가 직접 만들어서 가득 냉동해둬야지 했었는데 영화에서 홀토마토를 만드는 장면이 나와서 어찌나 반갑던지!

 

 

 

 

 

 


소녀의 RECIPE::

완숙토마토를 수확해 십자로 칼집을 내고 끓은 물에 살짝 데친 후 얼음물에 담궈 식힌 후 껍질을 벗겨낸다. 국물채로 병에 담고 병째로 소독해 보존한다. 겨울엔 카레나 스파게티에 넣어 먹는다 잘식혀서 차가운 채로 먹어도 맛있다. 
 

 

 

 


 

 

당신의 여름의 맛은 무엇입니까? 라는 물음에 나의 대답은 볼품없다. 몇가지 시원한 음식 이름이 생각날 뿐. 그 대답에 이 소녀는 대답할 게 이렇게나 많다. 소박하지만 근사하고 평범하지만 특별한 여름의 맛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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